9월 4일
·혜원스님
문종성번뇌단, 종소리를 들으며 번뇌가 끊어지다.
글씨 크기
읽기 편한 크기로 조절
사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리의 마음을 멈추게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바로 범종소리입니다. 깊은 산과 도량에 울려 퍼지는 한 번의 종소리는 단순히 시간을 알리는 소리가 아닙니다. 잠시 바쁘게 살아온 우리의 마음을 깨우고, 번뇌에서 벗어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생각을 합니다. 지나간 일을 후회하고, 아직 오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며,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립니다. 욕심과 성냄, 어리석음이 일어나면 마음은 더욱 시끄러워집니다. 그때 범종소리가 울립니다. 쿵—— 한 번의 종소리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지금 무엇을 붙잡고 있는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하는가?” “그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수는 없는가?” 종소리가 번뇌를 직접 없애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종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내 마음을 알아차린다면, 그 알아차림에서 번뇌는 힘을 잃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수행의 시작입니다. 범종은 전통적으로 새벽과 저녁에 울립니다. 새벽의 종소리는 잠들어 있던 마음을 깨우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게 합니다. 저녁의 종소리는 하루 동안 지은 생각과 말과 행동을 돌아보게 합니다. 특히 범종은 28타와 33타를 울립니다. 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28타는 욕계·색계·무색계의 여러 하늘을 상징하는 의미로 설명되며, 모든 중생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이 두루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종소리가 특정한 사람에게만 들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존재에게 울려 퍼지듯, 부처님의 자비도 차별 없이 널리 퍼지기를 발원하는 것입니다. 또한 33타는 도리천의 삼십삼천을 상징합니다. 우리가 종을 울리는 것은 단순히 횟수를 세는 일이 아니라, 천상과 인간 세계를 넘어 모든 존재가 불법을 만나고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큰 발원입니다. 그러므로 범종을 칠 때 중요한 것은 ‘몇 번을 쳤는가’만이 아닙니다. 한 번 한 번 종을 칠 때마다 내 마음의 번뇌 하나를 내려놓는 것입니다. 욕심이 일어나면 종소리를 들으며 내려놓고, 화가 일어나면 종소리와 함께 숨을 고르고, 미움이 생기면 그 소리가 마음 깊은 곳까지 울려 퍼지게 해 봅니다. 하지만 번뇌가 끊어진다는 것은 다시는 화를 내지 않고, 욕심을 내지 않는 완벽한 사람이 된다는 뜻만은 아닙니다. 번뇌가 일어날 때마다 그것에 끌려가지 않고 ‘아, 지금 내 마음에 번뇌가 일어났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것, 그것이 번뇌 끊는 첫걸음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마음에는 수많은 소리가 있습니다. 걱정의 소리, 욕심의 소리, 화내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립니다. 그 모든 소리 속에서 잠시 멈추어 맑고 깊은 범종소리 하나를 마음에 들어보십시오. 그리고 저녁종송을 들으며 발원해 봅니다. (문종성 번뇌단) (지혜장 보리생) (이지옥 출삼계) (원성불 도중생) 종소리를 들으며 번뇌가 끊어지이다. 지혜가 자라고 깨달음이 일어나며, 지옥 같은 괴로움에서 벗어나 모든 중생과 함께 성불하기를 원합니다. 쿵——. 오늘 울리는 한 번의 종소리가 우리의 마음을 깨우고, 한 번의 알아차림이 하루의 번뇌를 내려놓게 하며, 그렇게 우리의 삶이 조금씩 맑아지기를 발원합니다. 오늘도 근념하셨습니다. 새벽예불 후 하늘을 올려보았는데, 반달과 영롱한 별을 볼수있어 행복한 새벽이었습니다. 조계사 도량에서 항상 함께 정진하는 여러분들 늘 건강하시고, 뜻하시는바 성취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펑온한 금요일 저녁시간 보내세요.
함께한 마음
좋아요 0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어요.
카카오톡 공유
💬 문종성번뇌단, 종소리를 들으며 번뇌가 끊어지다.
혜원스님 · 사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리의 마음을 멈추게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바로 범종소리입니다. 깊은 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