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5일
·혜원스님
한 개의 등불로 천하를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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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신행생활의 중요함입니다. 그리고 지금 함께 하는 평온함을 만나기까지의 인연을 다시 한번더 마음에 새기셨으면 합니다. 《보살품》에는 유마거사가 마궁에 사는 천녀들에게 무진등의 법문을 설해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천녀가 묻습니다. "우리는 비록 마의 궁전에 살지만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까?"
유마거사는 이렇게 답합니다. "무진등의 법문을 배우고 실천하십시오."
무진등이란 무엇입니까?
등불 하나가 다른 등불에 불을 붙여 줍니다. 또 그 등불이 또 다른 등불을 밝힙니다. 그렇게 백천의 등불이 켜져도 처음 등불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습니다. 지혜도 그렇습니다. 자비도 그렇습니다. 신심도 그렇습니다.
나누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밝아집니다. 이것이 바로 무진등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가 한 가지 꼭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등불은 저절로 켜지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불을 붙여야 합니다. 그리고 한번 켠 등불도 그냥 두면 바람에 꺼질 수 있습니다. 계속 기름을 채우고, 심지를 다듬고, 바람을 막아 주어야 오래 밝게 빛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행생활도 이와 같습니다. 법등이라는 인연의 법회를 마련해 드릴 수 있습니다. 기도를 함께할 수 있습니다. 도반들과 인연도 만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행을 시작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입니다. 누군가 대신 절에 와 줄 수 없고, 누군가 대신 기도해 줄 수 없고, 누군가 대신 마음을 닦아 줄 수도 없습니다.
첫 번째 등불을 켜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신행생활은 시작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법회 자리를 지키고, 새벽예불 자리를 지키고, 봉사 자리를 지키고, 도량을 지키고, 내 마음을 지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나오다가 조금 바쁘면 쉬고, 마음이 상하면 멀어지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신행을 놓아버린다면 등불은 쉽게 꺼지고 맙니다. 등불은 한 번 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밝히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또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내가 있을 자리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먼저 인사하는 사람이 되고, 먼저 봉사하는 사람이 되고, 먼저 법회에 오는 사람이 되고, 먼저 도반을 챙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느새 그 자리가 내 마음공부의 자리가 되고, 내 보살행의 자리가 됩니다. 자리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무진등은 한 사람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내가 꾸준히 신행하면 가족이 변합니다. 가족이 변하면 이웃이 변합니다. 이웃이 변하면 도량이 밝아집니다. 한 사람의 정성은 결코 한 사람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한 사람의 보살심이 수많은 사람의 보리심을 일으킨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거창한 일을 하려고 하기보다 오늘 한 번 더 절에 오는 것, 오늘 한 번 더 합장하는 것, 오늘 한 번 더 법문을 듣는 것, 오늘 한 사람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것, 이 작은 실천 하나가 무진등의 시작입니다.
누군가 나를 밝혀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등불을 켜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어렵더라도 법등모임으로 시작하여 신행의 자리를 끝까지 지켜 가시기 바랍니다. 내가 지킨 그 자리에서 또 다른 한 사람의 신심이 살아나고, 또 다른 한 사람의 보리심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한 개의 등불로 천하를 비추는 길이며, 유마거사가 말씀하신 무진등의 실천입니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 등불을 밝히고, 그 등불을 꺼뜨리지 않으며, 또 다른 사람의 등불을 밝혀주는 보살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오늘도 근념하셨습니다. 날이 더워지는 7월입니다. 그리고 장마소식도 있는 요즘입니다. 벌써 이렇게 공부한지도 짧지 않은 시간을 들인것같습니다. 아직도 부족한 제 자신을 보게 됩니다. 정말 공부란 끝이 없으며, 언제 어디서든 선하게 살아야한다는 마음뿐입니다. 선한 끝은 언제나 있습니다. 베푸는 삶, 자비로운 마음과 말, 행을 하는 여러분들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만나고 있는 지역법회, 봉사, 법회의 도반님들과 마음 닦아나아가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평온함을 만드는것 또한 여러분 스스로 입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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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개의 등불로 천하를 비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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