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글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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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스님

「녹은 그 쇠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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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에 녹이 슬면 처음에는 작은 점 하나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대로 두면 녹이 점점 퍼져 쇠를 약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쇠 자체를 상하게 합니다. 우리 마음도 이와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서운했던 일, 미웠던 일, 억울했던 일을 마음에 오래 담아두면 처음에는 상대방 때문에 힘든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마음이 오히려 나 자신을 갉아먹습니다. 《법구경》에는 이런 가르침이 있습니다. “녹은 쇠에서 생겨나 도리어 그 쇠를 먹어버린다. 이와 같이 자신의 악업은 자신을 괴로운 곳으로 이끈다.” 미움도 욕심도 원망도 내 마음에서 일어납니다. 그런데 그 마음을 오래 품고 있으면 결국 가장 힘든 사람은 나 자신이 됩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마음을 잘 살피라고 합니다. 화가 날 때 한 번 참고, 말하기 전에 한 번 생각하고, 미운 마음이 올라올 때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이렇게 힘든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용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용서는 상대방의 잘못을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일 때문에 내가 계속 괴로워하지 않겠다는 마음의 선택입니다. 오늘 내 마음에도 혹시 녹이 슬어 있는 곳은 없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오래된 원망인지, 욕심인지, 서운함인지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리고 조금씩 닦아내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한순간에 완전히 달라지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작은 마음 하나를 바꾸는 것에서 수행은 시작됩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누군가는 나에게 좋은 인연으로 오고, 누군가는 나를 힘들게 하는 인연으로 옵니다. 하지만 모든 인연은 결국 내 마음을 공부하게 하는 인연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미운 사람이 생겼을 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저 사람 때문에 내가 수행할 기회를 얻었구나.” 화를 참아야 할 때는 “지금 내 마음의 녹을 닦는 중이구나.” 서운한 마음이 올라올 때는 “내가 지금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이렇게 바라보는 것입니다. 쇠는 녹이 슬면 약해집니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미움이 오래 쌓이면 마음이 굳어지고, 욕심이 오래 쌓이면 만족을 잃고, 원망이 오래 쌓이면 행복을 잃습니다. 오늘 하루, 내 마음을 한번 살펴봅시다. “지금 내 마음을 갉아먹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조금 내려놓아 봅시다. 그것이 바로 나를 위한 수행입니다. 오늘도 근념하셨습니다. 삶의 순간순간을 맑은 마음으로 살아가셨습니다. 내마음이 아닌 잠깐 일어났다 사라질 마음을 호흡으로 내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신행생활을 함께 해나가야하는 이유는 내 마음을 나누고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해서 입니다. 여러분들 모두 평온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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